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광주광역시 동구남구을)은 최근 이혼소송 재판에서 드러난 SK 일가가 탈루한 상속·증여액은 총 765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태우 씨가 선경에 제공한 비자금 300억 원 이외에도 최태원 회장이 동생 최재원 씨의 증여세를 대납해 준 금액 246억 원, 최태원 씨가 사실혼 배우자에게 증여한 금액 219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파악된 증여가액에 대한 증여세는 단순계산하면 420억 원, 현재 물가를 반영할 경우 최대 659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서울고법은 최태원-노소영 이혼재판에서 ‘선경 300억 원’이 적힌 메모와 약속 어음 등을 근거로 최태원 씨가 노소영 씨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사실상 300억 원을 노소영 씨 돈이라고 법원이 인정하여 비자금 증여로 볼 수 있는 법적 뒷받침이 된다. 문제는 증여세 부과 기준이 되는 시점이다. 33년 전 300억 원을 현재 300억 원과 동등한 가치로 보기 어렵고, 물가 상승률(165.2%)을 감안하면 약 796억 원이 된다.

노태우 씨 비자금에 대한 과세 추정책(*증여세 부과 전제). 안도걸 의원 제공.

관련해서 안도걸 의원은 현행 상속·증여세 법은 과세시효(최대 15년)가 지나서 적발된 경우에도 증여가액 평가를 과거 증여 발생 시점 시가로 하도록 되어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증여 과세표준 평가시점을 증여 발생시점이 아니고 증여 인지시점으로 변경해서 과표평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를 위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안도걸 의원의 지적대로 현재 물가 반영하여 재추정하면 증여세는 240억 원 증가한 442억 원이 된다.

이외에도 법원은 2017년 최태원 씨가 동생 최재원씨에 대한 증여세 246억 원을 대납했고 사실혼 배우자에 대해서도 219억 원을 증여했다고 보았다. 이에 안도걸 의원은 “만일 정당한 과세가 이루어진다면 각 115억 원, 102억 원 수준의 징세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안도걸 의원은 “국세청이 법원의 판결문만 제대로 읽고 과세했다면 최소 418억 원에서 659억 원에 달하는 증여세 추징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과세관청이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하기는 커녕 국세청은 아직 법원 판결문 내용도 제대로 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 의원은 국세청이 과세정의 실현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검토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상속·증여가 사후인지 된 경우 증액 가액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개선하도록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